
[로스앤젤레스=패션위클리USA=강지나] 남성의 헤어스타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얼굴의 인상뿐 아니라 전체적인 옷차림과 생활 태도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흰머리가 늘고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오랫동안 고수해온 스타일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젊어 보이려고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현재의 모발 상태와 얼굴형, 생활 방식에 맞는 스타일을 선택해야 자연스럽고 세련된 인상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남성 헤어 트렌드 역시 과도하게 꾸민 모습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테이퍼, 자연스러운 질감, 매트한 마무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흰머리를 완전히 감추기보다 본래 색과 자연스럽게 섞어 활용하는 스타일도 주목받는다. 나이를 숨기는 헤어스타일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단정함과 품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모발 상태와 생활 방식에 맞춘 스타일 선택
옆으로 단정하게 가르마를 타는 클래식 사이드 파트는 한인 남성 시니어에게 가장 활용도가 높은 스타일이다. 정장이나 재킷은 물론 골프웨어와 일상복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비즈니스 모임, 교회, 각종 커뮤니티 행사에서도 신뢰감 있는 인상을 준다.
다만 과거처럼 가르마 선을 지나치게 선명하게 만들거나 머리를 포마드로 납작하게 붙이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옆머리는 귀 주변과 목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되 두피가 드러날 정도로 짧게 자르지 않고, 윗머리에는 가벼운 층을 넣어 자연스러운 볼륨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마가 넓거나 정수리 숱이 줄었다면 가르마를 정확히 나누기보다 손가락으로 느슨하게 방향만 잡아주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정수리 볼륨이 줄어든 남성에게는 짧은 텍스처드 크롭이 효과적이다. 윗머리를 짧고 불규칙하게 층을 내 앞으로 살짝 넘기면 모발이 실제보다 풍성해 보이고 넓어진 이마도 자연스럽게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직모가 많고 옆머리가 쉽게 뜨는 한인 남성의 모질에는 옆머리를 부드럽게 눌러주는 로우 테이퍼를 함께 적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훤히 드러나는 강한 스킨 페이드보다는 귀 주변과 목덜미만 점진적으로 짧아지는 정도가 시니어의 얼굴과 더 잘 어울린다. 스타일링할 때는 광택이 강한 젤 대신 매트한 크림이나 가벼운 헤어 파우더를 소량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침마다 머리를 손질하는 것이 번거롭거나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모던 크루컷이 적합하다. 전체 길이는 짧지만 앞머리를 약간 길게 남겨 위쪽으로 들어 올리면 얼굴이 한층 또렷해 보인다. 둥근 얼굴에는 세로 방향의 볼륨을 더해주고, 턱선이 처져 보이는 인상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다만 윗머리까지 지나치게 짧게 밀면 두피와 정수리의 빈 부분이 오히려 강조될 수 있다. 모발이 많이 가늘어진 경우에는 무조건 짧게 자르기보다 앞부분과 정수리에 최소한의 길이를 남겨 두피와 모발 사이의 대비를 줄여야 한다.
자연스러운 웨이브나 비교적 풍성한 모발을 유지하고 있다면 머리를 뒤로 부드럽게 넘기는 소프트 브러시백을 추천할 만하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얼굴을 환하게 드러낼 수 있어 안경을 착용하거나 수염을 기르는 남성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
중요한 것은 젤로 단단하게 고정하는 과거식 올백과 구분하는 것이다. 드라이어로 뿌리 부분만 살짝 들어 올리고 손가락으로 뒤쪽 방향을 잡아주면 충분하다.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남아 있어야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고 여유 있는 인상을 준다.
흰머리와 숱 감소, 감추기보다 자연스럽게 살려야
검은 머리와 흰머리가 섞인 ‘솔트 앤 페퍼’ 컬러는 남성 시니어에게 매우 좋은 스타일 자산이다. 흰머리를 검은색으로 완전히 덮으면 새로 자라난 뿌리와의 경계가 빨리 드러나고, 피부색과 머리색의 대비가 지나치게 강해 얼굴이 피곤해 보일 수 있다.
최근에는 흰머리를 없애는 대신 기존 검은 모발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그레이 블렌딩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밝고 어두운 컬러를 세밀하게 섞어 흰머리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으로, 전체 염색보다 뿌리가 자랐을 때 표시가 적고 관리도 편하다.
염색을 원한다면 새까만 블랙보다 자연 흑갈색, 차콜 브라운 또는 쿨 브라운 계열이 한인 시니어의 피부색에 대체로 잘 어울린다. 흰머리가 많은 경우에는 전체를 한 가지 색으로 덮기보다 일부 흰머리를 남겨 자연스럽게 섞는 편이 세련돼 보인다.
헤어스타일을 선택할 때 얼굴형만큼 중요한 것이 모발의 밀도와 자라는 방향이다. 둥근 얼굴은 윗머리에 높이를 주고 옆머리를 정리하면 길어 보이며, 긴 얼굴은 윗부분을 과하게 세우지 않고 앞머리를 옆이나 앞으로 자연스럽게 내려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각진 얼굴은 날카로운 페이드보다 부드러운 테이퍼와 웨이브가 인상을 유연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수리나 앞머리의 숱이 많이 줄었다면 얼굴형 공식보다 빈 부분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할 것인지가 우선이다. 부족한 부분을 긴 머리로 억지로 덮으면 바람이 불거나 머리가 젖었을 때 오히려 탈모 부위가 강조된다. 짧은 층과 자연스러운 방향성을 이용해 전체 밀도를 균일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편이 훨씬 세련되다.
미용실에서는 단순히 “짧게 잘라주세요”라고 말하기보다 “옆머리는 피부가 드러나지 않는 낮은 테이퍼로, 윗머리는 가늘어진 부분이 풍성해 보이도록 질감을 넣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손질에 몇 분을 쓸 수 있는지, 염색을 얼마나 자주 할 수 있는지도 함께 알려주면 보다 현실적인 스타일을 제안받을 수 있다.
좋은 시니어 헤어스타일의 목적은 나이를 지우는 것이 아니다. 변화한 모발을 억지로 감추지 않으면서 얼굴의 장점과 살아온 사람의 품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깔끔한 윤곽과 자연스러운 볼륨, 건강하게 관리된 흰머리만으로도 인상은 충분히 젊고 활기차게 달라질 수 있다.
강지나 기자@패션위클리U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