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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예술가의 시선으로 한복의 미래를 짓다… 미희한복 김은주 대표

“한복은 한국을 세계에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의 언어입니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한복의 미래를 짓다… 미희한복 김은주 대표

편집자 주 | 본지는 미주 한인사회의 문화·패션·비즈니스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예술가의 시선으로 한복의 미래를 짓는 디자이너, 미희한복 김은주 대표를 만나봅니다. 

LA 할리우드에는 세계적인 배우와 아티스트들이 특별한 순간을 위해 찾는 한복 브랜드가 있다. 미희한복(Meehee Hanbok)의 김은주 대표는 단순히 한복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니다. 조각을 전공하고 인테리어와 패션을 두루 공부한 예술가로서 한복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자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레드카펫은 물론 해외 패션쇼와 문화행사에서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화려한 경력이나 유명 고객이 아니었다. 그녀가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패브릭’이었다.

“저는 옷보다 패브릭을 먼저 봅니다.”

그녀에게 디자인은 스케치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여행을 가도 가장 먼저 눈길이 머무는 것은 원단과 소재다. 색감과 질감, 직조 방식,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에서 디자인이 탄생한다.

“저는 어디를 가든 텍스타일과 소재를 먼저 봐요. 그 안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남들은 디자인을 먼저 하고 소재를 찾지만 저는 반대예요. 마음을 움직이는 패브릭을 만나면 그때부터 디자인이 시작됩니다.”

그녀가 유독 패브릭에 애착을 갖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도 맞닿아 있다.

“생각해 보면 아주 어릴 적 외할머니 댁 벽장에 비단 조각들이 참 많았어요. 할머니께서 하나하나 모아두신 다양한 비단들을 꺼내 만지고 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때는 그저 예쁘고 신기해서 만지고 놀았는데, 돌이켜보면 그런 기억들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제가 패브릭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도, 그 안에서 영감을 얻는 것도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놀이였던 비단 조각은 시간이 흘러 그녀의 디자인 철학이 됐다. 패브릭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작품의 출발점이자 기억을 담아내는 캔버스가 된 것이다.

김 대표의 예술적 감각 역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플라워 디자이너이자 무용을 전공했던 어머니는 그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존재다.

“지금도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꼽으라면 저는 제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보여주셨던 삶의 모습과 미적 감각이 저에게는 가장 큰 교육이었어요.”

조각을 전공한 그녀는 입체적인 형태와 구조를 좋아했고, 건축적인 아름다움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도 패션을 ‘입는 옷’보다 ‘구조를 만드는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 대표가 처음부터 한복 디자이너를 꿈꿨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던 그녀에게 친구였던 미희한복의 전 대표가 선교 활동을 위해 해외로 떠나게 되면서 브랜드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사실 한복을 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복도 결국 제가 가장 사랑하는 패브릭이더라고요.”

결국 그녀는 인테리어 사무실과 한복 작업실을 함께 운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선택은 지금의 미희한복을 탄생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전통은 지키되 시대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한복은 단순히 예쁜 옷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선, 비율, 컬러, 그리고 그것을 입는 사람까지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현대적인 한복 역시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다만 아무 이유 없는 변화는 경계한다.

“모던 한복도 좋고 믹스 매치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녀가 할리우드 배우들과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한복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통의상으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드레스와 재킷, 팬츠 등 현대적인 실루엣 속에 한복의 미학을 녹여냈다.

“배우들은 특별한 옷을 원합니다. 남들과 같은 한복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한복을 입고 싶어 하죠.”

김 대표는 한복을 단순한 의상이 아닌 ‘문화의 언어’라고 표현했다.

“한복은 한국을 가장 아름답게 소개할 수 있는 문화의 언어입니다.”

이 철학은 그녀의 무대에서도 이어진다. 첫 대형 패션쇼를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선보인 이후 파리와 밀라노, 일본 등 해외 무대에서 컬렉션을 이어왔고, 올해는 스페인 마드리드와 뉴욕 패션위크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한복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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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다음 무대는 이전보다 더 좋은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화 작가들과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패션쇼를 넘어 미술관 전시까지 계획하고 있다.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경험입니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가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는 ‘경험’이었다.

그녀는 모델을 선발할 때도 외모보다 태도를 먼저 본다.

“카리스마는 얼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옵니다. 저는 도전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세계적인 하이패션 런웨이를 자주 보라고 권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모델은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작품을 가장 아름답게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올해 그녀의 컬렉션 주제는 ‘금수강산’이다. 한국의 산과 강,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한복에 담아 세계 무대에 소개할 계획이다.

“여행을 하면서 받은 영감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집니다. 올해는 한국의 자연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한 벌의 쇼피스를 완성하는 데는 150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장인의 손길이 더해져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함께하는 장인들의 기술과 정성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입니다.”

김 대표는 과거 블랙핑크의 현대적인 한복 스타일을 적극 지지했던 이유도 설명했다.

“그래야 세계 사람들이 한복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웃으며 덧붙인 한마디에는 그녀의 철학이 모두 담겨 있었다.

“언젠가는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가 와도 한복을 입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은 박물관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살아 움직여야 한다는 믿음이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젊은 세대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녀는 다시 한번 ‘경험’을 강조했다.

“경험한 사람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장했는가! 입니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한복을 바라보고, 장인의 손끝으로 작품을 완성하며, 세계를 무대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람. 김은주 대표에게 한복은 과거를 재현하는 전통의상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 숨 쉬게 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의 언어였다.

강지나 기자@패션위클리USA

취재협조: 미희한복. meeheehanbok.com, 3461 W 8th St, Los Angeles, CA 90005

강지나 기자
강지나 기자https://fashionweeklyusa.com
패션위클리USA 편집장이자 취재 기자를 맡고 있습니다. LA / OC 현장에서 패션, 트렌드, 푸드, 이벤트 전문 기사를 다룹니다 fashionweekly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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