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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짜 아름다움은 살아온 삶에서 나온다”… 시니어 모델의 꿈을 응원하는 수잔 김 디자이너

“주름은 우리가 걸어온 인생의 지도입니다. 저는 그 삶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수잔 김(SK 프로덕션 대표)

편집자 주 | 본지는 미주 한인사회의 문화·패션·비즈니스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시니어 모델의 꿈을 응원하는 패션 디자이너 수잔 김을 만나봅니다. 

모델은 젊고 키가 크며 완벽한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사람이 있다. SK 프로덕션을 이끌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수잔 김 대표다. 올해 67세인 그는 시니어 모델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새로운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고, 그들에게 어울리는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고 있다.

그녀는 연극을 전공한 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직장생활과 가정을 꾸렸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며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아이들이 다 떠나고 나니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연히 시작한 모델 활동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키 5피트 2인치에 60대 후반인 자신에게 모델 활동은 쉽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저 같은 사람이 모델을 꿈꾸는 건 불가능했죠.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연령과 체형을 가진 모델들이 활동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모델 활동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시니어 모델들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는 현실이었다. 특히 패션쇼에서는 시니어 모델들에게 맞는 의상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옷은 대부분 젊고 마른 모델 체형에 맞춰져 있습니다. 패션쇼에 가면 어떤 옷이 저에게 맞을지 눈치를 보며 부탁해야 했어요.”

그 경험은 결국 디자이너의 길로 이어졌다.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디자이너가 꿈꾸는 모델을 위한 옷이 아니라, 모델들에게 맞는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니어 모델들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자신 있게 런웨이를 걷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외적인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세월이 만들어낸 삶의 흔적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60년 넘게 살아오면서 사회와 가족을 위해 헌신한 모든 시간이 얼굴에 남아 있습니다. 주름 하나하나가 우리가 걸어온 인생의 지도(Map of the road)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저런 얼굴로 모델을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 주름이 자랑스럽습니다. 살아온 시간이고, 사회와 가족을 위해 봉사한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르네상스 런웨이가 전하는 희망. 나이는 한계가 아닌 가능성이다

수잔 김 대표가 준비한 ‘르네상스 런웨이’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번 무대를 시니어 모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망설이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무대에는 젊은 모델들도 함께하지만 무엇보다 시니어 모델들이 가장 빛나는 무대가 되길 바랍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프로젝트는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핑크리본 자선 패션쇼다.

“제가 가진 열정과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취지의 행사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모델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도 화려한 외모가 아니다.

“그분들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중요합니다. 결국 사람의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밖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10월 열리는 LA 패션위크에서는 약 45명의 모델을 새롭게 선발할 예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니어들에게 용기를 전했다.

“‘나는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워크숍과 코칭도 함께 진행합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용기 있게 첫걸음을 내디뎠으면 좋겠습니다.”

강지나 기자@패션위클리USA

 

강지나 기자
강지나 기자https://fashionweeklyusa.com
패션위클리USA 편집장이자 취재 기자를 맡고 있습니다. LA / OC 현장에서 패션, 트렌드, 푸드, 이벤트 전문 기사를 다룹니다 fashionweeklyu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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